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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WEEK

무비위크 기자블로그에 약속한대로 참한 동원씨의 인터뷰 후기를 올립니다. 요즘 인터뷰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지만 어쨌든 120억이나 들어간 영화잖아요.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이 필요하죠.
뭐, 그렇다고 자신은 변한 게 없다고 했지만. 오늘도 김윤석씨 인터뷰를 갔는데 위층에서 인터뷰 중이더군요. <아바타>에 엄청난 호평이 쏟아지고 있어서인지 배우들이 더 신경을 쓰는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408호 무비위크에는 전우치 기사 대기 중입니다.
위에는 탈락된 커버 컷들이에요. 저는 두번째 컷도 나쁘지 않았는데 좀 어색했나봐요. 일단 커버의 배우들은 정면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잡지들 간 암묵의 규칙이 있어서요. 뭐, 커버로 나간 사진이 제일 전우치 표정같긴 했네요.
요근래 동원씨가 정말 많이 변했냐는 물음을 많이 받았어요. 고작 세 번 만나고 사람 속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냥 배우로서 기자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만 인지할 뿐이죠. 그런 변화에 대한 거라면, 네, 좀 더 여유로워졌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환경이 중요해요. 훗.


그럼 무삭제 인터뷰의 첫번째 챕터 나갑니다. (저는 인터뷰를 각잡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실 우아하고 격조있게 해보려고 했는데 언제나 그렇듯 수다처럼 되더라고요. 사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도 쉽지 않은데 동원씨가 은근히 유머감각이 있어서 대화 나누는 게 재미있어요.) 인터뷰는 시사 전에 진행되었습니다.


- 시나리오를 구해서 읽고 왔어요.
시나리오와 좀 틀린데…. 많이는 아니고요. 시나리오보다 더 웃기죠.
- 본인이 웃기게 만든 건가요?
그렇죠. 하다 보니까 다들 웃겨지더라고요. 그래서 전우치가 더 멍청해졌죠.(웃음)
- <M>을 할 때 캐스팅 제의를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맞나요?
<M> 끝나고 나서일 걸요? 같은 연도인데, 하도 옛날이라.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같이 하고 싶다고 들었죠. 처음에는 영화사 대표님 통해서 애기가 나왔고, 제가 한가해졌을 때 감독님 만나서 애기를 듣고요. 이런 애기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어 저도 하고 싶다' 그래서 그때부터…. 근데 감독님은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제가 좋아할까 의심하셨나보더라고요.
- 너무 유치할까봐?
그런 걱정이 있으셨나 봐요. 근데 저는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 <M> 인터뷰 때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결국 하게 됐죠. 그러고 나서 시나리오가 진짜 늦게 나왔어요. 엄청 기다렸어요. 작년 9월부터 찍어서 5월에 끝났으니까 8개월 반쯤 찍고요. 그전에 훈련을 3개월 정도 했는데 사실 기초체력 다지는 거였고요. 시나리오 쓰실 때는 촬영을 안 들어가니까 (제가) 할 일이 없었어요. 시나리오만 한 6개월 기다렸나?
- 쉽게 쓴 시나리오 같진 않던데요.
감독님 계속 시나리오 빨리 달라고 그러면 일주일만, 일주일만, 일주일만 하다가 갑자기 한 달만, 두 달만 하시더니 6개월이 됐어요. 저는 빨리 촬영을 하고 싶었어요.
- 프로듀서가 할 일을 배우가 했네요. 왜 그렇게 안달이 났어요?
연기자가 너무 오래 쉬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 그동안 공방 다녔다면서요.
그래서 그동안 산에 박혀있었죠.
- <전우치> 이야기 자체에 끌렸겠지만 그래도 이야기, 장르, 감독 중 순위를 매긴다면요?
저는 일단 캐릭터를 보죠. 아, 감독과 캐릭터를 같이 본다는 게 맞겠어요. 진짜 훌륭한 감독님이시더라도 믿음이 가도 제가 연기할 때 재미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재미있게 촬영 못하면 힘드니까 그래서 같이 보게 돼요.
- 이제는 수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올 거라 예상이 되는데요. 골라내는 작업도 만만치 않겠네요.
저는 항상 명확한 기준이 있어서 시나리오 고르는데 오래 안 걸려요. 이야기를 들을 때 ‘이런 캐릭터면 내가 하고 싶다’ 하는 스타일이어서. 다음 작품도 그렇게 결정했죠.
-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볼 때 놀랐어요. 의외로 코미디 연기를 잘 해서.
코미디 연기 하는 거 재미있어서 진짜 좋아해요.
- 그전부터 얼굴로 만화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네. 그…런…거…, 제가 그냥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 전우치의 표정 연기 설정도 미리 잡아봤나요?
표정을 딱 정해놓은 건 아니에요. 저는 캐릭터 잡아갈 때 계속 연습을 하다가도, 항상 촬영 들어가서야 뭐가 ‘탁’ 걸릴 때가 있어요. 이게 전우치 표정이구나, 이게 민우의 표정이구나, 하는 거죠. 전우치도 그런 게 걸렸는데 일찍 발견했어요. 항상 입꼬리를 내리고 있는 이런 표정으로.(:-() 이거다 하면서 밀어붙였죠.
- <그녀를 믿지 마세요> 때 캐릭터를 좀 더 어리바리하게 만들었다는 말을 했어요 (그랬죠.) 전우치도 그런 방법론을 쓴 건 같아요.
기본적으로 똑똑한 캐릭터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아요. 제 취향인지…, 약간 멍청한 게 귀여워 보인다고 느끼는 거 같아요. 캐릭터가 아무래도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때문에 되게 잘난 사람보다는 약간 빈틈 있는 캐릭터들이 좀 더 타당성을 주기가 쉽다고 느끼는 건지….
- 말이 좀 꼬이는데 아직 술 안 깬 듯? ^^
아, 어제 엄청 마셔서.(촬영 전날 <황해>로 출국하는 김윤석씨의 환송회 때문에 <전우치> 멤버들이 모여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했다)
- 예고편을 보니 시나리오보다 발랄한 이미지였어요. 원작은 읽어봤나요?
아뇨. 영화 하고 나서 읽었는데 보다 말았어요. 전우치 이름은 분명히 많이 들어봤는데 기억이 안 나서 책을 샀어요. 몇 장 보다가 ‘이건 아닌데’ 그랬죠. 제가 생각한 게 아니었어요.
- 캐릭터 관련해서는 감독님과 어떤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나요?
감독님은 되게 오픈 마인드여서 항상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오히려 물어보셨어요. 캐릭터에 대해 심오한 애기를 나눈 적은 없는 거 같은데…, 나눈 적이 있나? 모르겠네요. 촬영에 딱 들어가면 뭔가 확고한 의지나 아이디어가 있으신데, 촬영 전까지는 그런 애기를 잘 안하세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고, 감독님이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그것도 하고. 항상 두 가지 버전으로 찍을 때가 많았어요. (동원씨 표현이 더 웃긴 거였죠?) 아뇨. 나중에는 감독님이 ‘더 웃기게’ 그랬어요. 웃기니까 찍을 때는 되게 신났어요. 다들 웃으면서 찍었죠.
- <형사> 때와 시대도 그렇고 갓 쓰고 도포 입은 건 비슷한데, ‘같은 사람 다른 느낌’이에요.
전우치는 갓도 항상 찌그러져 있죠.
- 나란히 놓고 보면 배우로서는 흐뭇할 거 같네요.
그렇죠.
- 만화 <원피스>를 좋아한다고 하던데요.
집에 전권이 있어요. 심심할 때마다 읽어요. 지금 54권인가, 55권에서 멈춰 있어요.
- 저는 2~3년 동안 못 읽었어요. 고잉 메리호 버린 뒤 한두 권 쯤 뒤였던가?
꽤 오래 전인데요. 지금 해적 대 해군의 대형 전투가 벌어져서 난리가 났어요!(천진)
- 아무튼 루피의 표정에서 영감을 받은 거예요?
표정은 아니고요, 그런 유쾌함 있잖아요. 약간 정의로우면서도 유쾌한 거.
- 그러나 깊은 생각은 없는?
그렇죠. 되게 매력 있잖아요. 하하.
- 예고편으로 본 거지만, 현실에서 비현실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 같기도 해요.
감독님이 영화 촬영 초반에 그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말씀도 하셨던 거 같아요.
- 캐릭터를 잡을 때 가장 큰 맥락으로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반 박자 늦게 생각난 듯) 그런 거 감독님과 애기를 하긴 했네요. 캐릭터보다 장면이나 상황 애기를 많이 했죠.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 거다 하셔서 저는 다 좋다고 했어요. 그렇게 고생할 줄 모르고 ‘어, 그거 좋은데요’ 그랬죠.
- 시종일관 와이어를 달고 살았죠?
영화에서 아마 반은 공중에 떠 있을 거예요. 생각해보면 으, 징글징글해요.
- 열여섯 개 줄에 매달린 적도 있다면서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요. 보통 한두 줄을 다는 식인데 저는 어려운 게 많아서 많이 달았어요. ‘여기서 뛰어서 이 벽 타고 저기 담장 위에서 요괴 때려서 저 벽으로 타고 착지’하는 장면 같은 거요.
- 끊어 찍지 않고 카메라를 여러 대 돌려서 한 번에 갔다죠?
끊어 찍으면 편한데, 그러면 특별한 게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다들 고생 많이 했죠. 줄 당기는 분들도요. 매달려 있는 것도 힘들고. 이게 달아 놓으면 온 몸이 아파요. 그리고 공포감도 컸죠. 박물관 4층 세트였는데 층간 높이가 되게 높아요. 거기에 제 키까지 하면 10미터가 넘는데 아파트 6층 높이 정도 되겠더라고요. 밑이 까마득해서 진짜 무서워요. 근데 할 수밖에 없죠. ‘액션’하면 지체를 못했어요. ‘하나’ 하면 제가 뛰고 ‘둘’ 하면 요괴가 뛰는데 제가 지체를 해서 다른 분이 뛰면 NG가 나잖아요.
- 습격을 당해서 날아가는 것도 많잖아요.
그래서 매일 와이어가 없었던 적이 거의 없어요.
- 그걸 하고 나서 연기를 한다는 게 적응이 잘 되던가요. 나는 게?
그렇죠. 무서운 건 많았는데 무서워서 움츠리고 있으면 화면에 나오니까요. 그런 생각도 했어요. 내가 여기서 떨어져서 죽더라도 몸을 움츠리고 있으나 펴고 있으나 그냥 떨어지는 것 똑같고 죽는 것도 똑같을 거라고. 체념한 거죠.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했어요.
- 액션스쿨에 비슷한 사이즈를 가진 분이 없어서 대역도 불가능했다면서요.
그런 것도 있었어요. 테스트도 그냥 다른 사람 안 시키고 ‘그냥 너 타’ 그러고.
- 대역 없이 하는 것에 동의했어요?
제가 원래 제 모습 나올 때 다른 사람이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그리고 분위기가 안 그럴 수가 없었어요.
- 그래도 분신술 찍을 때는 비슷한 사람들이 여러 명 투입됐죠?
여러 명 나오는 풀샷 일 때만 그렇게 했고요, 카메라가 타이트하게 붙는 장면에서는 제가 열한 번을 쳤어요. 11일 찍었나, 열한 번 때리니까 힘들어서 죽겠더라고요. 카메라 여러 대 에 11명 자리 빙 둘러서 표시해 놓고는, ‘오케이’ 나면 저쪽 가서 또 때리고, ‘오케이’ 또 때리고 그랬죠. 진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갑자기 11인분의 연기를 해야 되니까 머리도 아프고 육체도 너무 힘들고. 풀샷 빼고는 제가 다 했죠.
- 처음에는 도술을 사용하니까 연기가 힘들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을 것 같네요.
처음에는 막연히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전우치’ 그러면 ‘오, 그런가보다’ 했어요. 어떻게 날아야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았죠. 촬영 들어가서 와이어 타니까 그 글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거죠.(웃음) 진짜 이렇게 힘들게 찍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자동차 역주행 한다고 해도 ‘차가 거꾸로 달리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뿐. 액션팀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죠. 하루에 목숨을 몇 번이나 걸어야 되냐고.
- 수퍼히어로의 길은 힘들죠.
정말 힘들더라고요. 생각도 못 했어요. ‘아싸, 이거 재미있겠다’라고만 생각했지. 수퍼히어로는 힘들어요.


 


 


 


 


 



동원씨와의 인터뷰 비하인드가 2편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군요. 아, 이거 너무 우려먹는다고 나중에 말 듣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요새 너무 많은 인터뷰로 신비주의가 어느 정도 사라졌군요. 지면에 못 실은 인터뷰를 공개하는 건,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고, 이렇게 보여줘야 동원씨가 기자를 믿고 보여줬던 본모습을 전하는 것 같거든요. 지면의 짧은 요약 인터뷰는 웬지 인터뷰 해준 당사자에게 빚진 느낌이 들어서. 뭐, 저만의 생각이겠지만. 이번 챕터는 주로 선배들과 술 이야기입니다.
408호 <전우치> 기사를 엄청나게 써댔는데 거기서 빠진 게 있네요. 동원씨는 정말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어요. 영화를 보면 강동원이 아니라 귀여운 전우치로 기억에 남네요.


 



- <형사>때였나, 술을 잘 못 먹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아닌가봐요?
요즘은 좀 바뀌었어요.
- 왜요?


연달아서 두 작품을 선배님들과 했더니.
- 술 많이 먹기로 유명한 분들과 함께 하긴 했네요.
<의형제>같은 경우는 연기자가 송강호 선배님이랑 딱 둘이어서요. 감독님이 술을 안 드셔서 둘이서 계속 마셨어요. 감독님이 안 드시니까 바통 터치를 못 하겠고. <전우치> 때 선배님들에게 배워서 <의형제> 때 신나게 마시고.
- 아침 촬영은 없었나요?


아침 촬영 있긴 한데, 영화 쪽은 그런 거를 안 좋아해요. 연기자가 다음날 아침 촬영 있다고 술 안 마시는 걸 싫어해요.


- (너무 순박한 멘트에 놀라며) 그런 영화판의 모습을 이제야 알게된 거예요?


네, 이제 알았어요. 저는 옛날에 다음날 촬영 있으면 안 마셨어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때는 좀 마셨네요.


- <전우치>처럼 선배들이 단체로 나오는 영화는 흔치 않죠.


네, 송강호 선배님 말씀으로는 <전우치>가 술자리 환상의 멤버들이래요. 전부다 술 좋아한다고요.(웃음)


- 그래도 현장 끝나고 만날 마시지는 않았겠죠.


(단호) 만날 마셔요. 연기자들이 힘들어서 숙소 들어가도 감독님은 꼭 한 잔 하고 들어가시고. 촬영기사님 조명기사님 다 술 좋아하셨어요.


- 술도 술이지만 남자 선배들이 가득해서 현장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을 거 같네요.


재미있었어요. 제가 제일 막내니까. 다 선배님들이라서.


- 혹시 떨었다거나?


제가 성격이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웃음)


- 정두홍 무술감독이 와이어 장면에서 우아하다고 칭찬하셨는데 특별히 노력을 한 게 있나요?


형사 때 무용을 한 5개월 했나? 그때 탱고도 배우면서 현대무용을 힘들게 했어요. 일주일에 6일. 매일 10시간 넘게요. 짧게는 5~6시간이라도 매일 했으니까요. 그때 무용 선생님이 저보고 콩쿠르 나가자고 그러셨어요. 하하.


- 이전에 무용의 재능을 발견한 적이 있어요?


아니요. 저는 되게 몸치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까 무용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때 많이 배워 놨던 게 이번 와이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용 배우기 전이랑 무용 배우고 나서 몸이 되게 많이 틀려졌어요. 몸 라인을 인지를 하게 되더라고요.


- 그럼 지금도 해요?


지금은 안 하죠.


- 운동은 딱히 안 하는?


저는 운동 완전 좋아해요. 헬스는 아니고요, 구기종목들. 축구, 야구, 농구 등 공놀이는 다 좋아해요. 축구를 제일 좋아하죠.


- 그럼 현장에서 축구도 했나요?


<의형제>는 운동도 많이 했는데 <전우치> 쪽은 운동을 아예 안 좋아하세요. 그냥 술.(웃음)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현장에서 쉬게 되면 ‘뭐 먹을까’ 고민하고요. 주로 감독님과 김윤석 선배님이 주도하셨죠. 그래서 저는 인터넷으로 그 동네 맛집을 막 찾곤 했는데 다들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맛있는 거 먹으러 갔어요. 그게 낙이었어요.


- 그래서 제일 맛있었던 게?


저는 전주에서 먹은 순대국. 전주에 피순대를 파는 골목이 있더라고요. 진짜 맛있었어요.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선배들에게 배운 게 있다면 어떤 점?


(단호) 술! 일단 저는 갇혀 있는 생활을 많이 하는데 많이 끌어내주셨죠. 같이 노는 거 잘 못했는데 해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옛날에는 촬영 전날에 술 절대 안 마셨는데. 요즘에는 ‘괜찮아’ 그러고.(웃음) 옛날에는 프로가 다음날 일이 있는데 무슨 술이냐 그랬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 임수정 씨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지는 않더군요.


멜로 라인이 그렇게 강한 영화는 아니에요.


- 그래도 사랑에 빠졌을 때 멍한 표정을 짓나요?


이 영화에서 제일 아쉬운 게 사랑에 빠진 멍한 표정 클로즈업이 없다는 거? 감독님이 클로즈업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필요 없다고 생각하셨을 텐데, 저는 아쉽다고 생각하죠.


- 임수정씨와 와이어 타는 장면은요?


한두 번 타는데. 어땠지? 혼자 탈 때보다는 확실히 더 힘들었어요. 균형도 잘 못 잡고.


- 김윤석 선배와의 연기는 어땠어요?


화담은 무게를 잡아야 해서 전우치랑 좀 다르죠. 서로가 서로의 능력을 좀 질투하는 느낌이에요. 김윤석 선배님은 모니터 보시면서 이렇게 한번 해보라며 좋은 아이디어들 많이 주셨어요.


- 예전에는 감독만 의지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현장에 재미를 느낀 것 같네요.


진짜 그래요.


- 배우로서 소속감이 생긴 걸까요?


저야 뭐 그냥 막내라서 하자는 대로 따라가고. 숟가락 놓고. (정말요?) 뭐, 각자 알아서 하는 분위기인데 제가 시작은 하죠. 완전 제일 막내라서. 제 바로 위가 유해진 선배님, 김상호 선배님인데 저랑 열 살 정도 차이 나요.


- 후시녹음 현장은 어땠어요?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진짜 괴로웠어요. 호흡 넣을 게 많으니까 다들 한두 시간 녹음하면 목이 가요. 다들 목소리가 좋은 데도 그래요. 저는 그때 한참 컨디션 안 좋을 때였어요. 제가 작품 끝나면 항상 몸살을 앓는데 그때 <의형제> 끝나서 앓을 때였어요. 좀 힘들었죠.


- 대사가 참 많아요.


<M> 때도 적지 않았는데 그보다 많죠. 톤은 조금 하이톤으로 잡았어요. 많은 변화를 준 건 아니고요, 사람 목소리가 얼마나 변하겠어요.


- 일단 얼굴이 망가지든 말든 상관없이 질주해버린 느낌이에요.


저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써서요.


- 선배들을 보면서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있나요?


다들 여유 있고 인생을 즐기는 느낌이에요. 다들 도사의 느낌이죠. 약간 해탈한 느낌? 그런 거 보고 나도 선배님 나이쯤 되면 나도 저렇게 여유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고. (갑자기 회상) 유해진 선배님은 현장에서 기다리면서 모닥불을 피워요. 저랑 둘이서 모닥불 앞에 앉아서 애기하다가 촬영 들어오면 불 꺼뜨리지 말고 잘 보고 있으라며 가세요. 그래서 장작 구해다가 불 지피고. 선배님 돌아 오시면 ‘선배님 이거 꺼뜨리지 마세요’ 그러면서 제가 갔다 오고. 고구마 사다가 고구마 구워 먹고.


- 블록버스터 주연이라는 게 실감이 나나요? 인터뷰도 다 한다면서요?


할 게 많더라고요. 생각이 달라진 건 없어요. 제가 많이 움직여도 어차피 영화가 안 좋으면 안 되고, 많이 안 움직여도 영화가 좋으면 잘 된다고 생각을 하죠. 이번에는 제작사에서 너무 압력을 주셔서 ‘하겠습니다’라고 항복했어요.


- 그래서 다들 동원씨 변했다고 난리에요.


아닌데…. 저는 압력에 따라서.(웃음)


- 착해졌다고 그래요.


그렇지 않아요. 저는 똑같아요.


-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노력을 쉽게 인정 안 한다는 점에 대한 불만은 없나요?


보통인 거 같아요. 저는 그런 거는 정말 관심도 없고. 내가 별로 노력을 안 한다고 생각하든 노력한다고 생각하든 관심이 없어요. 그냥 뭐,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노력파’라고 해서 영화가 잘 되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동원군의 비하인드 인터뷰 3탄입니다. 이번 챕터는 '근황과 요즘 심경' 정도로 요약되려나요. 위의 사진은 컨택트 시트라고 불리는 것으로, 저렇게 여러컷을 늘어놓고 무비위크팀이 합세하여 인쇄할 컷을 몇 개 뽑습니다. 인쇄용으로 만진 컷들은 이제 다 써먹어버려서 컨택트 시트를 일부 스캔했어요.


지금 <무비위크> 409호 마감이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면에 모신 분은 <이끼> 촬영 때문에 바빠 동원군보다 만나기 힘들다는 초랭이 유해진씨! 410호 신년호에는 화담 도사님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오늘 <의형제> 때문에 장훈 감독님을 뵙고 왔는데 동원군에 대한 찬사가 그쪽에서도 이어지네요.


인터뷰는 아시는 분은 알다시피 <전우치>가 공개되기 전에, 그러니까 기술시사도 하기 전에, 이뤄졌어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아래의 생각들이 또 변하게 될까요? 동원군의 솔직하고 꾸미지 않는 대화법이 빛나는 인터뷰, 그 마지막 장입니다.


 


- 사생활과 일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어요.


당연해요. 안 그래도 엊그제 그거 때문에 엄청 열 받았어요. 케이블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정말 무례하게 굴었어요. 제 주변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제가 인터뷰를 허락했다며 인터뷰 해달라고 했데요. 그런 거 민폐잖아요. 저는 어떤 사생활도 외부에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요. 그러기도 싫어요. 딱 그 선만 정해 놓고 가요. 말도 안 되는 그 프로그램 때문에 아주 불쾌해 하고 있는 중이에요.


- 불쾌함을 어떻게 표현하나요?


뭐, 도리가 없죠. 찾아가서 욕을 할 수도 없고요. 그런 건 인터뷰를 해도 잘 안 써주시더라고요.


-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좋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같은 게 안 느껴져요.


물론 좋은 이미지는 필요하죠. 그런데 엄청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가 좋아요.


- <의형제>는 왜 그렇게 바투 들어갔어요?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한 달 후에 촬영을 시작한데요. 세팅이 다 끝났다고. <전우치>가 끝나는 시점이었는데 계속 압력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한 일주일 쉬고 바로 촬영하러 갔어요. 사실은 쉬고 싶었는데 쉬기에는 그 시나리오가 좀 아까웠어요. 힘들어서 못 할 거 같았지만 그래도 감독님 한 번 뵈어야겠다며 찾아갔더니 감독님이 ‘저 믿고 그냥 하세죠’ 그러셨어요. 그 말이 되게 와 닿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냥 결정했죠. 촬영은 엄청 시간에 쫓기고 힘들었어요. 밤도 많이 세고.


- 전우치도 꽤 오래 남아 있을 법한 캐릭터인데 갑자기 바꾸는 것도 힘들었겠네요.


힘들었죠.


- 올 한해 엄청났네요.


태어나서 제일 바빴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 바쁜 거 안 좋아할 듯?


바쁜 거 안 좋아해요.(웃음)


- 소집해제 후 영화까지 정해놓은 용의주도한 강동원이라면, 군대 가기 전에 두 영화로 토양을 닦고 가겠다는 장기 투자의 목적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건 없어요. 옛날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어요. 지금은 그게 되니까요. 그리고 갑자기 1~2년 사이에 분위기가 되게 좋아졌어요. 좋게 말하면 시나리오가 갑자기 많이 들어와요.


- 조인성 등 또래 배우들이 군대 간 사이 틈새시장이 생겼다는 설도 있던데요.


뭐 그런 것도 있겠죠. 다들 군대를 가서 그게 오는 거 같기도 하고. 헌데 갑자기 영화 쪽에서 좋게 봐주신다는 좋은 느낌이 들어요.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오고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게 되니까 더 바빠지는 느낌이죠.


- 두 영화들로 인해 남자팬들이 늘 거라는 기대는 안 하나요?


 남자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뭐, 그냥…. 하고 싶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 노력해서 얻을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놔버리는군요.


있는 대로만 보여주고 있는 대로만 살려고요.


- 전우치는 남자 어린이들이 좋아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애들이 좋아하는 거는 괜찮네요. 지나가면 ‘전우치다’ 그러고. 옛날에 송강호 선배님이 ‘너는 아직 애들 팬 없지? 애들이 나보고 괴물 아저씨라 그런다’고 자랑하셨는데.


- <전우치> 때문에 액션배우로서 재평가가 될 수도 있겠어요.


재평가는 바라지도 않아요. 이제 좀 500만도 넘어보고 싶어요.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흥행이 나쁜 편이 아니에요. <M>이 좀 부족했죠. 저는 제 흥행성적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요.(뿌듯)


- 성공하면 삶이 많이 귀찮아질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요?


그렇다면 싫을 거예요. 저는 그냥 조용히 살고 싶어요.


- 공방은 계속 다녀요? 


네. 공기 되게 좋아요. 앞으로 만들 것도 있고요.


- 고향 집에 다락방이 본인 공간이라죠? 어떤 식으로 꾸며놨나요?


물건 채워놨죠. 장난감, 인형, 만들어지기를 대기하는 프라모델들. 팬들이 많이 사주셔서 프라모델을 하나씩 하나씩 조립하고 있어요.


- 유해진 씨가 동원 씨 보고 20대를 일로 보내서 안타깝다고 했다면서요?


갑자기 되게 안타까워하면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진짜로 가족같이 측은한 눈빛으로 보시면서요.


- 그런 관점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으로 생각해봤어요. 못해본 것도 많죠. 일에 쫓겨 사느라 좀 더 자유롭게 못 살았고요. 근데 남들 못 해본 거 해본 것도 많고요. (예를 들면 와이어?) 그건 안 해봐도 되고요! 생활이 항상 그러니까 아쉽긴 아쉬워요. 배우가 항상 외로운 직업이라는데 그런 건 있어요. 선배님들이 지금 그러면 나중에 더 심해진데요. 제가 특별히 노는 게 없어서. 게임은 이제 잘 안 하고, 축구도 안 하고. 여행 다니고. 기타 치고. 목공은 죽을 때까지 할 만한 취미를 찾은 것 같아요.


- 연기도 죽을 때까지 할만 할까요?


그렇죠.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끝까지 해야죠. 제 직업인데 중간에 그만두고 딴 거 뭘 하겠어요? (인터뷰를 끝내려는데 갑자기 억울하다는 듯 토로) ...제가 군대 가기 전에 세 편을 하려고 했는데 <전우치> 때문에 6개월 동안 쉬게 됐잖아요. 숨어 살기는 하는데, 언론에서는 몇 년간 내가 완전 숨어지냈다고 받아들이더라고요. 저는 그런 적 없고, 항상 똑같은데. 6개월 정도 <전우치> 준비했잖아요. 제 생활은 바뀐 게 없고 하던 대로 했는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늦게 쓰신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상한 오해를 받고 있어요. 이건 모두 감독님 탓이에요.(웃음)


THE END


 


 


<전우치>의 결과를 두고 다시 생각해볼 일이지만, 강동원이란 배우는 사라져가고 있는 청춘스타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 시대 젊은이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배우를 요근래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우성이 정점을 찍고난 뒤 송승헌 정도가 있었을까요? 사실 그런 막대한 카리스마가 가능하지 않은 다양성의 세상이라 조승우, 박해일, 류승범같은 개성있는 배우들이 고루 청춘의 자화상을 그려나가기도 했었죠. 강동원이 <전우치>를 통해 소녀 팬덤의 한계를 벗어나 소년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분의 행보도 참 독특해요. <늑대의 유혹>으로 떴을 때 그 이미지로 비슷한 영화나 드라마를 찍었다면 청춘스타로 도장을 콱 박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의 말마따나 '관심이 없어요'이기 때문인지도.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은 성실한 젊은이니까요. 나중에 그의 배우론을 쓸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전우치’ 탐구①]‘타짜’ 감독의 판타지 영화?
[‘전우치’ 탐구②]한국적인 와이어 액션!
[‘전우치’ 탐구③]미술과 CG, 튀면 안 된다!
[‘전우치’ 탐구④]수퍼히어로가 벌이는 한바탕 소동극
[‘전우치’ 탐구⑤]‘전우치’ 무엇이 새로운가?


[전우치①]최동훈, “한마디로 천방지축?...전우치에 강동원 찜!”(엇, 아직 1편밖에 안 올라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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